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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키운 올리브 나무 분갈이를 해보자 1탄

3년 키운 올리브 나무 분갈이를 해보자

 

 

애지중지 3년-4년을 키운 올리브 나무가 아프다고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일주일 정도 지켜보다가 역시나 흙에 문제가 생긴 듯하여 날 잡고 심폐소생을 하기로 했다. 예전에 했던 분갈이 때도 몸살 하나 없이 튼튼하게 자라주던 내 올리브 나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올리브 나무 이상 신호의 시작

 

올리브 나무가 아프다는 신호를 보낸 지는 3달 정도 됐다. 처음에는 신엽 끝이 말리고 하트 모양으로 자라나는 등 칼슘 부족 현상이 보이길래 2주에 한 번씩 칼슘 영양제를 주며 지켜봤다. 그렇게 점점 잎이 다시 펴지고 신엽을 뿜어내며 회복하는 줄 알았던 올리브 나무. 그런데!!

 

 

상태가 영 안 좋은 잎들
타버린 구엽들의 잎 끝
구겨진 채로 자라는 신엽

 

전체적으로 잎 상태들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하트 모양으로 자라고 말리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신엽 황변, 찌그러짐, 그리고 분갈이를 결심하게 한 가장 큰 원인! 구엽의 잎 끝이 타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잎 끝이 타는 건 하엽인가도 잠시 생각했지만 올리브 나무의 하엽은 잎 하나가 전체적으로 노랗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흙 속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게 분명하다.

 

칼슘 부족이 아니구나, 뿌리에 문제가 생겼구나 까지 생각이 들자 초조해지는 마음. 식물을 키운 지 꽤 됐음에도 왜 여전히 분갈이는 무서운지. 살면서 여러 번 분갈이를 해봤지만 딱 한 번 분갈이를 실패해서 그 식물을 초록별로 보낸 적이 있다. 그 기억은 작은 트라우마가 돼서 분갈이 때마다 여전히 나를 불안하게 한다.

 

 


올리브 나무 분갈이 전 회복 시키기

분갈이 준비물

1. 튼튼한 비닐 (김장 비닐이나 옷 커버 비닐 다 좋다)
2. 깨끗한 가위 (뿌리 정리용)
3. 비닐장갑 (내 손 보호)
4. 메네델 (뿌리 보호)

 

준비 완료

 

엄마가 없는 틈을 타 후다닥 준비를 마쳤다. 지름 23cm, 높이 20cm의 토분은 은근히 무겁다. 화장토를 걷어내고 뿌리가 다치지 않게 손으로 살살 흙을 퍼낸다. 

 

 

 

어느 정도 흙을 퍼내 화분이 가벼워졌다 싶으면 화분 밑의 구멍에 손을 넣어 위로 쑥 밀어준다. 그러면 위 사진처럼 쏙 나오는 올리브 나무. 흙이 부분적으로 단단하게 굳어있거나 물 길이 생겨서 뿌리에 골고루 물이 안 가는 걸까 했는데 다행히도 그건 아니었다. 포슬포슬 촉촉한 흙 상태.

 

 

 

그렇지만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중간에 보이는 흙은 괜찮아 보이는데 오른쪽 부분의 흙이 하얗게 보인다. 

 

 

 

뭘까? 곰팡이일까? 작은 털 같이 보이는 하얀 것들이 잔뜩 생겼다. 흙이 썩고 있었던 걸까? 

 

 

 

흙을 싹 털고 뿌리를 살펴보니 뿌리 상태는 생각보다 괜찮아 보이는데..

 

 

빨갛게 표시된 부분을 자른다

 

한 번도 뿌리 정리를 해준 적이 없으니 이번 기회에 싹 해주기로 했다. 사진에 표시된 것처럼 잔뿌리가 아닌 두꺼운 뿌리 위주로 과감하게 정리해 준다. 요리조리 썩은 뿌리는 없는지 살펴가며 싹둑싹둑.

 

중간중간 계속 보이는 썩은 흙도 최대한 털어줬다. 생각보다 깊숙하게 파고들어 가 있는 하얀 흙.

 

 

작고 소중해진 뿌리

 

잘 회복해서 다시 건강한 뿌리를 내주겠니? 

 

 

 

바로 메네델 희석수에 담가줬다. 뿌리 상처 난 곳이 잘 아물기를 바라며.. 메네델 희석수에는 하루정도 담갔다가 새 물로 갈아가며 계속 상태를 볼 예정인데 잘 회복한다 싶으면 새 화분에 심어줄 예정이다.

 

 


올리브를 아프게 한 원인 제공자

 

가장 큰 문제였던 토분. 아무것도 모를 때 산 화분이라 물 구멍도 작고 굽다리도 없다. 굽다리는 내가 따로 만들어서 밑에 대놨었지만 물 구멍 자체가 워낙 작아 통기가 잘 안 됐을 거다. 이번이 아니었어도 언젠가는 문제가 생겼을 화분. 미안해 올리브야.. 새 화분은 물구멍 가득하고 굽다리도 있는 것으로 샀다.

 

 

화분 고르기 tip

1. 화분 밑으로 공기가 잘 통과하도록 굽다리가 높은 화분을 선택.
2. 화분 아래의 물구멍이 크거나 많은 화분을 선택.

이 두 가지만 신경 써도 화분의 통기성이 좋아져서 식물과 흙이 숨 쉬기 좋은 환경이 돼요. 

 

 


마치며

 

뒷정리는 비닐 착착 접어서 끝. 요즘 분갈이 깔개가 다양하게 나온다지만 역시 비닐이 최고. 사실 깔개는 안 써봤지만 분갈이가 끝나고서 깔개에 묻은 흙 털어 내고 씻어서 관리하는 것도 귀찮을 듯해서 안 샀다. 자리 차지하는 것도 싫고.. 분갈이에는 비닐!

 

아무튼 올리브 나무가 잘 회복하기를 바라며 2탄으로 돌아오겠습니다.